모든 임신의 20% 이상이 자연유산 되지만, 높은 확률에 비해 많은 사람이 유산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산부인과 양석현 교수의 진료실을 찾은 산모가 슬픔에 잠겨 자신의 유산 가능성을 두고 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자연유산의 원인과 증상, 드라마 속 산모가 걱정하는 습관성유산에 대해 알아보자.
글 편집실 참고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
이미지 출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홍보관(tvn.cjenm.com)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자연유산
유산은 태아가 생존할 수 있는 단계인 임신 20주 이전에 임신이 종결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임신의 20% 이상이 자연유산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높은 확률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한 번 자연유산 되었다고 질병을 의심하거나 원인을 찾기는 어렵지만 드라마 속 산모처럼 자연유산이 연속해서 반복된다면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
자연유산의 원인
자연유산의 80% 이상이 임신 12주 이전에 발생하는데, 이 시기에 절반 정도는 염색체 이상에 의해 유산된다. 유산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다음과 같은 요인이 유산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외에도 물리적 외상, 심리적인 충격과 스트레스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분명한 원인 없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염색체 이상
내분비 이상(황체호르몬 결핍,
갑상선 기능 이상, 당뇨병 등)
면역학적 이상
약물, 화학 및 유해 물질 또는 환경 독소
감염
해부학적 이상(자궁근종, 자궁내막유착증,
자궁경부무력증 등)
자연유산의 증상
뚜렷한 증상은 자궁출혈과 복통이다. 임신 초기에는 아무 증상 없이 초음파검사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출혈이 시작되고 몇 시간 뒤 혹은 며칠 후 복통이 나타날 수 있으며, 출혈은 때에 따라 점성 출혈이나 더 심한 출혈이 며칠에서 몇 주 동안 이어지기도 한다. 임신 초기에는 약 20~50%의 산모가 출혈을 경험하는데, 이 중 약 절반 정도가 자연유산의 증상이다. 복통은 부위와 주기 유형이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어떤 통증이든지 출혈과 동반되는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어 미루지 않고 진찰받기를 권한다.
원인을 찾기 어려운 ‘습관성유산’
자연유산이 연속하여 세 번 이상 반복되는 경우 ‘습관성유산’이라고 한다. 습관성유산 또한 원인이 다양하여 여러 가지 검사를 실시해 해당하는 원인을 찾아나간다. 자궁 초음파검사, 부부 염색체검사, 호르몬 검사 등을 실시해 진단하고 의심 요인에 맞는 치료를 시행한다. 일련의 검사 후에도 약 절반 정도는 원인을 찾을 수 없고 명확한 치료법이 없지만, 염색체 이상과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은 명백한 습관성유산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이 원인이라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양석현 교수는 혈액검사에서 산모가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이라는 질환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한다.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은 여러 혈전증 관련 증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태반을 만들거나 임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생겨 습관성유산으로 이어진다. 이때 혈액 응고성을 완화하는 항응고제를 투여하면 유산을 막을 수 있다. 이처럼 원인을 찾아 대비할 수 있다는 사실은 드라마 속에서 습관성유산을 겪은 산모의 임신에 대해 가능성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 drama scene
“유산이 왜 병이에요? 유산은 질병이 아니에요. 당연히 산모님도 잘못한 거 없고요. 내가 뭘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나, 앞으로 뭘 조심해야 하나 물어들 보시는데 그런 거 없어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원인을 미리 알았으니까 잘 대비하고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