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주치의

임부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임신성당뇨병·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

고위험 임신 중에서도 임신성당뇨병과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은 특히 유의해야 하며,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임신 전에 질환이 없었더라도 두 질환 모두 임신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 임신성당뇨병은 임신 중 매우 흔한 합병증 중 하나이고, 과거 임신중독증이라고도 불린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은 임부의 생명을 크게 위협한다. 고령 임신이 증가하며 진단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두 질환을 알아본다.

조혜정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유병률이 높은 임신성당뇨병

임신성당뇨병의 발생 빈도는 나라 혹은 민족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세계적으로 6~15% 정도로 보고됩니다. 우리나라의 임신성 당뇨병 유병률은 1990년대 1.7~3.9%였으나, 2011~2015년에는 12.7%로 보고되었습니다.

현성당뇨병(임신 전부터 발생하여 임신 후에도 산모에게 지속되는 당뇨)이 아닌 임신성당뇨병은 혈당 관리를 적절히 한다면 태아 기형, 사산의 확률은 높아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임신성당뇨병 산모에서 전자간증 발생 비율과 제왕절개분만 비율이 더 높아집니다. 또 임신성당뇨병 산모에서 거대아 출산 비율이 높아지고 이로 인한 어깨난산 등 출산 시 손상, 신생아 저혈당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 중 임신성당뇨병 관리의 목표는 거대아 출산과 어깨난산 등을 피할 수 있도록 혈당 관리를 적절히 하는 것입니다.

임신성당뇨병의 진단과 관리

임신성당뇨병을 진단하기 위하여 모든 산모를 대상으로 24주에서 28주 사이 선별검사로 50g 경구 당부하 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결과가 140mg/dL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100g 경구 당부하 검사로 확진 검사를 합니다. 100g 당부하 검사 결과가 공복혈당 105mg/dL, 식후 1시간 190mg/dL, 식후 2시간 165mg/dL, 식후 3시간 145mg/dL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임신성당뇨병으로 진단합니다.

혈당은 아침 공복과 각각의 식후 1시간 혹은 2시간에 측정하여, 하루 총 4번 확인합니다. 혈당 관리 기준은 공복혈당 95mg/dL 미만, 식후 2시간 혈당 120mg/dL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합니다.

식이조절 시 하루 전체 열량의 33~40% 정도를 탄수화물로 섭취하고, 나머지 열량 중 20%는 단백질, 40%는 지방으로 섭취하도록 구성합니다. 유산소운동과 근력 훈련으로 구성된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식이조절과 신체 활동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인슐린 치료를 진행합니다. 일반적으로 식후 1시간 혈당이 140mg/dL를 초과하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120mg/dL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속효성 인슐린과 중간형 인슐린을 혼합하여 투약합니다.

임신성당뇨병의 분만과 산후 관리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는 대다수의 임신성당뇨병 산모에게 이른 분만 등 중재술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이조절로 혈당 관리를 하는 임신성당뇨병 산모에게 다른 합병증이 없다면 39주 이후에 분만하도록 권고합니다. 분만 방식은 일반적인 산모와 동일한 적응증이 적용되며, 임신성당뇨병 산모에서 태아의 예상 체중이 4,500g 이상인 경우에만 출산 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예방적 제왕절개분만을 하도록 권고합니다.

분만 후, 임신성당뇨병 산모 중 50~75%는 15~25년 후 현성당뇨병으로 진단되고 있어, 분만 이후 현성당뇨병 진단을 위해 4~12주 이후 75g 경구 당부하 검사를 실시하도록 권고합니다. 다음 임신에서 임신성당뇨병의 재발률은 48%로 나타났으며, 적절한 체중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는 등 생활 습관 교정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망 위험이 큰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은 과거에 임신중독증으로 불렸으며 모성 및 주산기 사망률의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임부 2~8%에서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과 합병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초산모, 다태아 임신, 이전 임신에서 전자간증이 있었던 경우, 임신 전 고혈압을 진단받은 경우, 임신성당뇨병, 고령 임신 등이 위험 요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은 임신 20주 이전에 고혈압이 진단되는 만성고혈압, 임신 20주 이후에 진단되는 임신성고혈압, 임신성고혈압과 더불어 단백뇨 혹은 혈소판감소증, 신기능 저하, 간기능 이상, 폐부종, 두통 혹은 시야장애 등이 나타나는 전자간증, 전자간증 진단 후 발작이 동반되는 자간증 등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의 진단과 합병증

임신 20주 이후에 수축기혈압이 140mmHg를 초과하고 이완기혈압이 90mmHg를 초과하는 경우 임신성고혈압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수축기혈압이 160mmHg를 넘어가거나 이완기혈압이 110mmHg를 넘어가는 경우 중증 전자간증이므로 산전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24시간 동안 요단백질이 300mg을 초과하거나 요중 단백질/크레아티닌 비율이 0.3을 넘어가는 경우 단백뇨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을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산모가 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태아 곤란증이 발생하거나 심하면 태아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산모 또한 뇌출혈로 인한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신기능 저하로 인해 급성신부전증, 간기능저하로 인한 간부전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의 관리 및 치료

전자간증이 진단되는 경우, 임신 종결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므로, 분만 시까지 산모와 태아의 손상을 최소화하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성고혈압을 진단받은 산모 중 경증인 경우 일주일에 2번 외래진료에서 산전 검사를 하도록 권고되며, 가정에서 혈압을 자주 측정하도록 권합니다. 그리고 증상이 악화되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38주에 임신을 종결하도록 합니다.

임신성고혈압으로 진단된 산모 중 고혈압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거나 단백뇨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즉각적인 임신 종결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입원 치료를 실시합니다.

입원 시 매일 체중을 측정하여 부종이 악화되는지 확인하며, 단백뇨 정도를 정량적으로 파악합니다. 입원 중 혈압을 자주 측정하여 악화 소견이 있는지 확인하며, 혈액검사를 실시해 혈소판 수치, 간기능 수치, 신장 기능 수치를 확인합니다. 또 태아 심박 모니터 및 초음파검사에서 태아의 안녕을 확인합니다. 혈압 조절 상태와 산모의 증상을 즉각 파악하기 위하여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합니다.

임신성고혈압의 정도를 파악하여 중증 전자간증인 경우 경련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경련을 예방하기 위해 마그네슘 제제를 투약합니다. 뇌출혈과 심장 기능 이상 등 이차적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혈압강하제를 투약하지만, 수축기혈압이 160mmHg이거나 이완기혈압이 110mmHg 이상인 경우에 한하여 투약합니다.

중증 전자간증인 경우 증상 악화로 인해 조기 분만을 통한 임신 종결 가능성이 높으므로, 태아 폐 성숙을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투약합니다.

만약 고혈압이 지속되거나 발작, 폐부종, 용혈성 빈혈, 간기능 이상, 혈소판 수치 이상, 심각한 신기능 이상, 태반조기박리, 태아가사 상태 중 한 가지 이상이 확인되는 경우 즉시 분만을 실시하도록 합니다. 그렇지 않은 중증 전자간증의 경우에 한해서만, 매일 태아와 산모 상태를 확인하고, 혈액검사 등을 실시하며, 34주에는 임신을 종결하도록 합니다.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이 있는 산모에서 분만 방법은 일반 산모 적응증과 동일하며, 적응증에 따라 질식 분만과 제왕절개분만 모두 실시 가능합니다.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의 예방 및 산후 관리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이전 임신 중 고혈압 질환 기왕력이 있거나, 다태아 임신, 임신 전에 고혈압을 진단받은 경우, 현성당뇨병 산모 등 고위험 요소가 있다면, 경구 저용량 아스피린을 임신 제 2~3분기부터 시작하여 분만 시까지 복용하도록 합니다.

일반적으로 분만 이후 12주 이내에 소변량이 점차 증가하며 산모의 혈압이 정상화됩니다. 만약 12주 이후에도 지속해서 혈압이 높다면 만성고혈압이 있는 것으로 진단하게 되고 적절한 혈압 관리를 해야 합니다.

전자간증을 진단받은 여성의 25%에서 향후 만성고혈압이 진단됩니다. 따라서 전자간증을 비롯한 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을 진단받은 산모는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조혜정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모체태아의학과 고위험 임신을 전문 분야로 진료하고 있다.